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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다이어리

빚을 수출하는 나라

난 현재의 법정화폐체제 대해 부정적이다.

아니 부정적이라기보다는 이 체제가 유지되는 것이 신기할 정도여서 큰 사고가 날까 두렵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미국 연은에서 디지털 숫자만 바꾸면 돈이 생기고 그 돈이 전 세계로 퍼져서 쓰인다고 200년 전 사람한테 설명한다면 미친놈 소리 듣기 딱 좋다. 

갈릴리 호수에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수천명 넘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였다는 예수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난 미국의 가장 큰 힘은 국방력보다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막강한 힘이 신이 아닌 인간에 주어졌을 때 절제를 기대하긴 어렵다.

 

그 결과 경제침체 기미만 보여도 상처에 빨간약 바르듯이 양적완화 이야기가 자동으로 나오는 세상에 살고 있다.

2008년 경제 위기 때 그 효용을 증명하기 했으나 아직 20년도 지나지 않은 일이라 최종 결과는 아직 모르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아직까진 최선의 해결책이기에 팬데믹 시기에 미국은 역사상 최대의 돈 풀기를 시행했고 기축통화인 달러는 전 세계 각국의 화폐로 변환되어 자본시장에 풀렸다.

 

그 결과 2018년 12월 기준 21조 달러 였던 미 국채 잔액은 2023년 12월 34조 달러로 1.5배가 되었다.

너무 큰 돈이라 감이 잘 안 오는데,

세계 13위 수준인 한국 GDP의 19배,

전 세계 시총 1위인 애플을 11개 넘게 살 수 있으며,

전 세계 금 시총의 2.5배이다.

최초 기축통화의 조건이었던 보유중인 금만큼만 발행할 수 있었던 달러였는데

이제 전 세계 금을 다 팔아도 미국 정부 부채도 못 갚는다. 미국이 전 세계 금을 다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미국 채권의 67%, 전세계 채권의 26%가 미국 국채이다.

 

이 어마어마 한 돈의 이자만 1조 달러, 1,300조원 이다. 압도적 군사력 1위인 미국의 1년 국방비를 아득히 추월한 숫자이다.

미국 국채 평균 이자율 (출처 : statista.com)

 

역사적으로 국가가 쇠락의 길을 걸을 때 나타나는 증상 중에 하나라고 하는데 그렇게 거창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국가는 국방비는

가정에 굳이 비교를 하자면 주거비에 해당 될텐데 주거비보다 은행 이자가 더 나가는 것과 비슷하다. 

뭔가 비정상적인 것이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들고 있었던 일본, 중국 마저도 시장에 내다 팔고 있다.

금리 인상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국채 금리도 올려야 하는 판에 발행해도 받아 줄 나라가 없으니 금리를 올려줘야 할 판인 것이다.

미국채 중국 보유액 현황

 

개인적으로 이런 상황을 보면서 이번 비트코인 ETF가 거절되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다. 

 

미국 달러를 포함한 모든 법정화폐는 한번 페달을 밟은 자전거처럼 계속 찍어낼 수밖에 없다. 

찍어내지 않는다면 결국 페달밟기를 멈춘 자전거처럼 넘어지게 된다.

비트코인 자체가 법정화폐 체제에 대한 반발로 나온 것이라 미국은 절대 좋아 할 수 없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법정화폐를 유지하기 위해 비트코인 및 암호화폐가 필요하다라고 판단했다.

 

무지막지하게 찍어 낸 그리고 찍어 낼 달러가 담길 그릇이 필요한 것이다.

담아낼 그릇이 없다면 최고의 안전자산이라고 여겨지는 미국채의 가치와 신뢰도는 바닥을 찍을 것이고

뱅크런 일어나듯 전 세계 금융기관에서 돈 갚으라고 미국채를 내다 팔 것이다.

 

이 국채를 받아줄 새로운 그릇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달러처럼 거래되는 스테이블 코인이 될 것이다.

아니 되어야만 한다.

 

즉 이것 때문에라도 미국 정부가 달러 가치를 위협할 수 있는 비트코인 및 암호화폐라도 승인 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 이유 아니어도 제도권 금융 편입은 시간문제였지만 최소 몇 년의 시간은 앞당긴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