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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다이어리

비트코인 투자 2017~18년 - 5편

지금은 3번째 반감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알트코인 순환매에 대한 이해가 있지만 그 당시에는 몰랐다.

비트코인 상승이 지지부진 해지고 다른 알트코인들이 눈이 돌아가게 오르는 장이 왔을 때 정신줄을 잡는 것은 상상보다 훨씬 힘들다.

 

처음 투자를 결심할 때 5년 이상을 생각했고 나름 절제를 했었지만 이쯤 되면 투자경력이 길지 않다면 열이면 열 나도 모르게 손이 나가는 뇌동매매를 하게 되어있다.

현명하고 절제된 투자를 한다고 이때쯤 백서 등을 찾아보고 기술에 대해서도 검토해 보고는 하지만 결국 느낌상 오를 것 같은 코인을 사기 위한 근거를 선택적으로 모으기 위한 것뿐이다.

 

비트코인을 사려니 너무 올라서 하드포크 된 비트코인 캐시를 사려고 하고, 이더리움을 사자니 또 비싸서 이더리움 클래식을 사고 그다음에는 시총이 어느 정도 되는 코인을 사고 결국 급등코인에 나도 모르게 손이 나가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때 매수/매도 엇박자가 한두 번만 나도 계좌는 사르르 녹게 된다.

 

그나마 나는 한번 사면 매도를 안 해서 급격하게 계좌가 녹지는 않았지만 결국 불장 이후 전체 하락세에 접어들면 결국 계좌 녹는 건 시간문제인 것이다.

 

그래도 최초 투자금액에서 6배 정도가 올랐었는데 참고 참다가 추가로 2천만 원을 투자하고 한 달이 안되어서 명확하게 하락장으로 반전되었다. 

참고로 이 때 매수한 것 중 하나가 지금은 업비트에서 상장폐지가 되어 찾아볼 수 없는  아인스타니윰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지나고 나서 차트를 보면 이 모든 과정이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에 있는 투자를 하고 있다면 많게는 100%씩 오르락내리락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지나고 나서 보면 그냥 수많은 일봉들 중 하나일 뿐이지만...

 

당시 웃기지도 않은 기술적 분석을 해서 평단 1만 원에 산 코인의 모습이다.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벌어진 일이다.

보이는가? 위아래로 쭉쭉 뻗은 꼬리들이..

 

사람이 참 우스운 게 20% 정도 빠질 때까지는 고통스럽지만 그 반 토막 이하로 떨어지면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약간 무신경해진달까? 

그리고 몇 달 동안 하루에도 수천만 원씩 변동을 보다 보니 약간 사이버머니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2018년이 되고 나서는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코인이 하락하는 대세 하락장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비트코인은 굳건히 버텨줘서 아직까지는 5배 정도의 수익을 보고 있었다.

여느 날처럼 평가금액을 확인하고 출근을 했었다. 그날은 내가 부서이동이 있어 이전 부서에 마지막으로 인수인계를 하러 가는 날이었는데 왠지 모를 싸한 기운이 있었다. 인수인계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차에 타기 전 코인투자를 함께 했던  이전 부서 동료들에게 카톡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래도 느낌이 좋지 않으니 오래 가져갈 거 아니면 파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그러고는 집에 도착하기까지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 짧은 시간에 3천만 원에 가까운 돈이 증발해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도 팔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걸 확인하는 순간 그런 고민도 필요 없었다. 

 

이렇게 또 한 사람이 강제존버를 하게 되는 것이다.

 

3천만 원이 증발해 있었어도 수익이 꽤 나 있었지만 사람은 그렇게 냉철하게 투자금액 대비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몇 달간 5배가 넘는 수익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내 본전은 거기에 맞춰져 있었다.